단양 도담삼봉과 삼봉할미 이야기
충북 단양군에는 남한강 위에 우뚝 솟은 세 개의 바위가 있다. 이 바위는 ‘도담삼봉(島潭三峰)’이라 불리며, 조선 초기부터 내려오는 재미있는 설화를 간직하고 있다. 옛날 단양에는 삼봉할미라 불리는 여인이 살았다. 삼봉할미는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아 늘 바가지를 긁었다고 한다. 할미의 남편은 이를 견디다 못해 첩을 들였다. 화가 난 할미는 남편과 첩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강 한가운데 바위를 세 개로 나누어 놓았다. 큰 봉우리는 남편 봉, 작은 봉우리는 첩 봉, 그리고 멀리 떨어진 봉우리가 삼봉할미 자신을 상징한다. 강물은 늘 이 셋을 갈라놓았다. 지금도 도담삼봉을 바라보면 할미의 한 맺힌 마음이 전해진다고 한다.
이 설화를 느끼고 싶다면 단양 도담삼봉 관광지에 가보길 추천한다. 인근에 단양 관광안내소와 삼봉사, 조선시대 정자인 ‘정자 도담정(島潭亭)’이 함께 있어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공주 무령왕릉과 금강할미 설화
충남 공주에는 백제의 마지막 왕들의 무덤이 모여 있는 송산리고분군이 있다. 그중에서도 무령왕릉(武寧王陵)은 백제 제25대 왕 무령왕의 무덤으로 유명하다. 이곳에는 금강할미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옛날 공주 금강에는 마을을 지켜주는 신령한 할미가 있었다. 금강할미는 매년 봄, 강물이 불어 홍수가 날 때마다 강을 잠재워 마을 사람들을 구해줬다. 그런데 한 해, 마을 사람들이 제를 소홀히 지내자 금강할미는 화가 나 강물을 범람시켰고, 마을은 큰 피해를 입었다. 이후 마을 사람들은 무령왕릉 근처 강 언덕에 작은 제단을 세워 매년 제를 지내며 금강할미의 노여움을 풀었다고 한다.
지금도 무령왕릉과 송산리고분군 일대는 방문객이 많고, 인근 국립공주박물관에서는 무령왕릉 출토 유물과 함께 금강과 관련된 백제인의 생활 문화를 볼 수 있다. 강가 산책길을 따라 걸으며 옛 설화를 상상해보면 더욱 특별한 시간이 된다.
보은 법주사와 서운암 사찰 도깨비 설화
충북 보은군 속리산에 자리한 **법주사(法住寺)**는 신라 진흥왕 때 창건된 천년 고찰로 유명하다. 이곳에는 도깨비 설화가 전해진다. 옛날 법주사에는 장난꾸러기 도깨비가 살았다. 이 도깨비는 밤마다 절 마당에 나타나 절집 스님들을 놀라게 하고 불상을 옮겨놓는 장난을 쳤다. 스님들은 매번 골머리를 앓았지만, 한 노승이 꾀를 냈다. 노승은 도깨비가 좋아하는 팥죽을 절 마당에 두고, 그 옆에 부적을 붙였다. 도깨비는 팥죽을 먹고 부적의 효력으로 사라졌다고 전해진다. 지금도 법주사 서운암(瑞雲庵) 주변에는 도깨비가 앉아있었다는 큰 바위가 남아있어, 많은 방문객들이 신비로운 기운을 느낀다.
속리산법주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운영되어 여행자들이 사찰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함께 설화를 체험할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과 해미읍성 옥녀 설화
충남 서산에는 **마애삼존불(磨崖三尊佛)**이라 불리는 고려시대 석불이 있다. 이곳에는 옥녀 설화가 전해진다. 옛날 서산의 한 부잣집 딸인 옥녀는 미모가 빼어나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옥녀는 탐관오리(貪官汚吏, 부패한 관리)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해미읍성에 갇혔다. 옥녀는 옥중에서도 청렴과 절개를 지켰고, 결국 억울한 죽음을 맞았다. 옥녀의 넋은 마애삼존불 앞에 머물며 억울한 자들의 한을 풀어준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지금도 마애삼존불을 참배하면 마음속 억울함이 풀린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마애삼존불은 서산시 운산면에 있으며, 인근에는 해미읍성이 있어 옥녀의 이야기를 따라 옛 성곽과 옥사터를 함께 둘러볼 수 있다. 해미읍성은 조선시대 성곽이 잘 보존되어 있어 충청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명소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