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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단위 공동육아 사례와 현실: 한국 부모들의 새로운 선택

by info-ericson 2025. 7. 14.

1. 대도시 공동육아 모임이 다시 떠오르는 이유

최근 대도시에서 공동육아 모임을 찾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맞벌이가 보편화되고, 핵가족화가 심해진 지금, 부모들은 혼자 아이를 돌보는 데 큰 부담을 느낀다. 이때 같은 고민을 가진 부모들이 모여 함께 돌봄의 무게를 나누는 것이 바로 공동육아다. 서울,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1990년대부터 시작된 공동육아 협동조합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서울 강동구에서 운영되는 한 공동육아 협동조합은 20여 가정이 모여 아이들을 함께 돌본다. 부모들은 일정에 맞춰 돌아가며 보육을 담당하고, 아이들은 또래와 자연스럽게 사회성을 쌓는다. 대도시 공동육아 모임은 육아로 인한 고립감을 덜어주고, 부모에게도 또래 부모와의 네트워크를 제공한다. 이런 점에서 공동육아는 단순한 육아 방식을 넘어 부모 세대의 새로운 돌봄 문화로 자리잡았다.

 

2. 소규모 마을형 공동육아의 현실

대도시와 달리 농촌이나 소규모 읍·면 단위에서도 공동육아가 자리 잡는 사례가 있다. 전남 구례군에서는 귀촌 가정과 지역 주민이 함께 운영하는 작은 공동육아 모임이 있다. 부모들이 직접 빈집을 수리해 공동 육아방을 만들고, 주 2~3회 모여 아이들을 함께 돌본다. 부모들이 돌아가며 놀이와 간식을 준비하고, 때로는 인근 초등학교와 연계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학교 적응을 돕도록 한다. 이처럼 마을 단위 공동육아는 농촌 지역의 인구 감소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젊은 부모들이 아이를 키우며 지역에 정착하려면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돌봄 시스템이 필요하다. 공동육아는 단순한 보육 대안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 회복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다만 규모가 작고 운영 주체가 부모 개인인 만큼 지속성 확보에는 어려움이 따르기도 한다.

 

 

3. 실제 부모들이 말하는 공동육아의 장단점

공동육아에 참여하는 부모들은 각자 현실적인 만족과 고민을 동시에 이야기한다. 서울 마포구에서 공동육아 협동조합에 참여 중인 한 부모는 “비슷한 나이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과 매일 소통할 수 있어 심리적으로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아이가 혼자 노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친구와 어울리면서 사회성을 기르는 모습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운영의 어려움도 적지 않다. 부모들 간 일정 조율, 역할 분담, 갈등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규모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달리 공동육아는 부모 참여가 필수라 피로도가 쌓일 수 있다는 점도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은 육아를 혼자 감당하지 않고, 이웃과 관계를 맺는 공동육아 특유의 매력을 높게 평가한다. 실제로 일부 부모는 공동육아 경험이 끝난 뒤에도 같은 지역에서 긴밀한 이웃으로 남아 아이의 성장까지 함께 지켜보는 경우가 많다.

 

4. 공동육아의 확산이 가지는 사회적 의미

마을 단위 공동육아가 한국에서 다시 조명받는 이유는 돌봄의 개인화로 인한 부담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부모 세대가 가족과 지역 공동체의 연결망 없이 육아를 홀로 책임지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공동육아는 국가가 제공하는 공적 보육 서비스의 빈틈을 부모들이 스스로 채우는 자발적 돌봄 실험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농촌이나 귀촌지에서는 인구 유출을 막고 새로운 관계망을 형성하는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대도시에서는 육아휴직 후 복직을 앞둔 부모들이 단기간 공동육아 모임에 참여하며 점진적으로 사회 복귀를 준비하기도 한다. 공동육아는 더 이상 특수한 사례가 아니라, 변화한 육아 문화 속에서 점점 보편적인 선택지로 자리잡고 있다. 그만큼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며 앞으로도 새로운 사례들이 계속 등장할 것이다.